아아 여기는 도쿄
도쿄의 아담한 원룸 그리고
내 키만한 창문 사이로 도쿄의 바람이 불어온다
나의 도쿄엔 그녀가 있다
그녀의 방 페브리즈 냄새를 맡으면 어디서든 난 도쿄를 떠올릴 것이다
그녀의 방엔 최소한으로 필요한 게 모두 있다
모든 게 있어야 할 자리에
넘치지 않게 충분하다
그녀는 늘 정돈되어 있다
옷차림
가방 안
수첩 속 메모
세면대 위 머리띠
싱크대 위 수세미
쓰레기통과 빨래통의 위치
과자 상자
벽면의 엽서들
발 닦는 수건까지도
생활하면서
그것도 혼자 지내는 방에서
정리하며 지내기 어려운 것들까지
이건 한 번 맘먹고 대청소를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물건들이 모두 자신의 존재이유에 딱 알맞은 자리에
너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물론 그것들이 차렷 상태에서 기합넣고 줄맞춰 서있는 건 아니다
제 자리 안에서 적당히 편안한 자세로 흐트러져 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딱 그 정도로
이건 분명
그녀의 물건과 방 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삶 또한
꼭 알맞게 정리된 그녀의 방과 같다
부담스럽거나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알고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내어줄 줄도 안다
그녀의 마음이 다른 이에게 가 따뜻하게 안착할 수 있을 만큼
차갑지도 않고
헤프지도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