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것이
어느 시점에 이르러선
이제 됐다, 하고 맘놓고
그냥 내버려둬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서로를 온전히 믿을 수 있고 너를 나처럼 이해할 수 있는
어떤 경지에 올랐더라도
그건 파도의 울렁거림처럼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는 걸
네가 나이고 내가 너일 수 있는 그러한
산 정상에 깃발 하나 꽂고 내려오면
영원히 깃발이 펄럭이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내리막을 내달릴 수도
출렁출렁 변화를 거듭할 수도
더 높은 파도를 탈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너와 나의 사이를 소중하고도
조심스럽게 가꿔야 한다
너를 사랑하는 만큼의 노력으로
(허물없어지는 것과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을 혼동해서는 안 되는 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