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7. 29. 12:19

마음의 힘이 많이 약해진 것 같은 요즈음
자꾸만 지친다

이곳에 와서 나는
나서지 않는 법을 체득해간다
좋지 않은 몸의 경험이다

실패가 반복되니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엷어진다

그러나 내가 노력해야 할 방향은
아예 나서지 않는 게 아니라
빠른 시간 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나서는 것일 텐데
그저 포기만 빨라질 뿐이다

그리고 이 경향성은
삶의 전반에 걸쳐 퍼지고 있다
문제 해결을 피하고 가만히 숨죽이고만 있다
점점 무기력해진다

Posted by duun

-

2013. 7. 27. 23:33

대체 예전엔
어떤 마음일 때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블로그에 글을 썼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 느낌이 기억나질 않아


뚜닥뚜닥 글 쓴 다음
애정 가득한 제1자의 눈으로 내 글 읽어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놀이였는데

그 쾌감을 잃은 지 너무 오래 되었다

Posted by duun


기상 캐스터나 자연 선생님보다도
지금 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걸
세상에서 내가 제일 먼저 맞았다며 좋아하고

짝사랑하는 사람이 마셨던 커피잔에
립스틱도 쓰지 않아 보이지 않는 입술자국이
내겐 분명히 보여 키스를 하며
'너와의 키스'라고 노래하는 바비

방 안에 앉아
꿈속 도시 어딘가에 집을 얻으면
세상에 없는 모양의 달도 볼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는

바비가 너무 귀여워 그를 보러 가는 길에 자꾸만 웃음이 났다




그를 실제로 보는 건 이번이 두 번째
지난번보다 훨씬 더 발랄하고 열심이고 에너제틱하고 진지하고
무엇보다 스스로 즐기는 게 보여서 좋았다

무대 위를 어색하게 방방 뛰어다니는 게
분명 준비한 걸 테지만
그래서 지금 엄청나게 민망하지만
그 순간을 무척이나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더욱더 웃음이 났다


눈과 눈썹을 쭉쭉 올리며 노래하는 바비를 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그와 함께 노래에 빠져들고
그가 부르는 음탕한 가사의 노래가
어찌나 달콤하게 느껴지던지


그가 부르는 노래를 그의 눈을 보며 따라 부르는 순간이
내겐 영원한 찰나의 행복이었다




+ 환하게 웃으며 드럼치는, 밤을 안타까워하는 드러머
나중엔 찡그리고 웃으며 드럼 치더라
얼마나 힘들까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드럼을 두드려 대는 건
나도 북 치고 싶다 둥치둥치 바비 노래에 맞춰
"보컬이 바비가 아니면 의미가 없잖아!"

++ 기타 치고 노래하는 예쁜 기타리스트
기타 잘 치고 노래 잘 하고 예쁘더라
하아 멋있고 부럽다

+++ 이름 익숙한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당신들이었군요 줄리아 하트
훈남들이네요
바비같이 섬세한 남자 곁에서 어떤가요

**** 공연에 대한 나의 열망을 행동으로 바꿔준
바비와는 또 다른 귀여움의 아이
네가 옆에서 같이 노래 불러 주니까 더 신나더라
혼자도 좋지만 역시 함께라는 건 전혀 다른 에너지가 나와



Posted by duun


광교 테크노밸리 게스트하우스에 와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자고 있다.
방금 전에 나한테 말을 걸고는 금세 자는 숨소리를 낸다.

신기하게도 김아라의 공간엔 이질감이 없다.
다른 사람의 냄새가 안 나.
어린 시절에 익숙해진 탓일까.

김아라의 사진첩을 보면서 든 생각은
건강한 관계.
특히 부모님과의 스스럼 없고 정서적으로 위로 받는 관계가
가장 부럽고 닮고 싶다.



다음은 수원화성 나들이 컷

마치 연탄을 혼자 다 나른 듯한 손의 포스
연탄 배달 다 했어요~




수원화성에 도착한 미녀. 하늘은 맑고 바람은 사납다.



추워도 셀카는 찍고




카페 놀이

 


그리고 여행자들




잘 준비 및 이주연의 김아라화




 
많이 걷고 많이 춥고 또 많이 먹은 여행이었다.
수원 근처에 또닥또닥 찍어 놓은 우리 발걸음이 고스란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잘 곳을 마련해주고
티셔츠와 양말, 침대와 로션, 샴푸와 하다 못해 머리끈까지 내어주고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해주어
김꿀꿀이에게 듬뿍 감사.


 

Posted by duun


무슨무슨 데이 중에 가장 설레고 기분 좋은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제 친구가) 직접 만든 거예요"라며 초콜릿을 들고
손쌤과 우리쌤을 찾아뵈었다.


우리쌤은 특유의 소년 미소를 함빡 띄우며 고맙다 해주셨고
후에 들으니 단 거 못 드시는 분이
내가 직접 만든 거라 여기시고 한 개를 다 드셨다고 한다.
많이는 못 먹어도 단 거 좋아하는 나도
하나 가지고 하루 종일 책상에서 먹고도 조금 남겼으니
여기에서 한 개라는 건 선생님의 배려와 마음이 가득한 것

이번 일로 쌤은 내 맘 속에서 쿨시크 → 웖시크로 변경되심
또 언제 바뀌어 차가워차가워 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쌤께 마음 많이 드리고 싶다.
드리는 마음 버리지 않고 잊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주실 것 같은 분



손쌤은 여전히 천사셨다.
늘 나를 기억 못 하시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먼저 알아주시고 몸으로 반겨주신다.
연구실에 들어설 때마다 두 팔 벌려 환영해주시는 기분
그리곤 온화한 미소로 때론 진지한 눈빛으로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신다.
어찌 보면 선생님들에게는 수백 번 반복해 듣는 학생의 고민과 생각일 수도 있을 텐데
내 이야기를 백퍼센트 마음으로 받아들여 함께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

이야기를 건넸다가 튕겨져 나올 걱정이 없어서인지
손쌤께는 좀 더 자연스럽고 자신 있게 내 이야기를 하게 된다.
피드백이 꼭 긍정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전달해주신다.

이런 따뜻한 선생님이 학교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아니 이런 어른이 내 주변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무슨 날에 기쁘게 인사드릴 분이 있어서 좋다.
그런데 학부 때랑 다르게 좀 마르셔서 뵐 때마다 마음이 좀 짠-
제게 심리학의 따뜻함을 알려주신 손영우 선생님, 늘 건강하셔요.




덧. 오졔가 만들어 준 초콜릿 태우도 정말 맛있게 먹어 주었다.
엄마 아빠도 좋아하시고.
예쁘고 맛있는 초콜릿 만들어 준 오졔에게 감사.


Posted by duun


1. 날이 추워서인가
자꾸만 몸이 움츠러들고 기운이 없다
물먹은 솜처럼
매일이 비 오는 날 같아


2. 연구실에 이것저것 갖다 놓는다
그런데 소품들이 거의 다 분홍류다 보니
병적인 분홍쟁이로 보이진 않을까 살짝 걱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분홍 필통과 칫솔꽂이와 수첩을 검색하고 있다
핫트랙스에서 늘 만지작거리기만 하던 리본 달린 필통을
맘먹고 사려고 인터넷 찾아보니 8,500원이란다
그걸 못 사고 매번 애잔한 눈빛만 보내다 돌아왔구나 나
알뜰도 하여라


3. 몰스킨은 맘먹었는데도 비싸다
먹은 맘 도로 뱉어낼 판


Posted by duun

고민2

2013. 1. 21. 23:04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나는 뭐 늘 이렇게 조심스러운지
그런다고 좋은 사람 되는 것도 아니잖아
좀 더 당당하고 싶다 내 이야기에

만만하지 않으면서 좋은 사람 되기란 참


참 그런데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거야
아님 그저 갈등을 피하고 싶은 거야



Posted by duun

고민1

2013. 1. 21. 21:51

내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줄 것 같지 않은 상대에겐
아예 말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

그런데 그 관심이라는 게
대화를 나누어야 생기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보다 전에 내게는
내 이야기가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부족한 지도 몰라





내가 매력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여기게 되는 건
내게서 멀어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멀어지는 건
내가 먼저 그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에게 귀기울일 마음의 여유를 잃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Posted by duun

카테고리

모두 (186)
일상의 몽상 (146)
글이 되려는 글 (4)
보고 읽고 느끼고 (28)
행복, 주관적 안녕감 (4)
연습장 (0)
작문 (4)
여성주의상담 (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