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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분홍 넷북으로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카페에 앉아 메일도 보내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영어 사전도 찾고 문서 작성도 하고 웹툰도 보고 텐아시아도 보고 러패도 보고 우와아앙

(사실 난 이런 설레발 치면 꼭 결과가 반대로 나오는 징크스 비슷한 게 있다. 징크스대로라면 난 이제 넷북을 거의 사용을 안 하는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하지만! 나는 그 징크스를 스스로 깨기 위해 언제나 설레발 치기로 했다. 그러면 설레발 치고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겠지)

오래 갈망하던 이 분홍 넷북은
중고나라에서 아이폰을 팔고 그 돈으로 중고나라에서 구매했다.
중고나라를 찬양한다.
없는 것 빼고 모든 게 다 있는 중고의 강대국!
특히 잠실역에서 직거래하는 여성 중고너들 만세에 :O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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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22. 13:33

나의 어떤 능력(이라기엔 좀 거창하지만)을 누군가 필요로 하고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었다니.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요즈음의 내게 신선한 기쁨이었다.

(내가 준 도움을 그가 얼마만큼 받아들였는지, 그와의 소통 문제 같은 건 또 다른 문제.

어쨌든 그는 내 삶의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기 중 한 순간을 함께 통과한 사람이다.
그는 여전히 열정적이라 내가 그에게 그런 존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로서는 당시 넘쳐나는 열정의 대부분을 같이 나눈 사람.)

나 역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사람인 걸까?
Posted by duun


내가 항의해야 할 사람의 입장이 너무 이해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당신의 이러이러한 입장은 이해하지만,"이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의 표정이 바뀐다.
그리고 전보다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상대는 당당해진다.

제발, 너에 대한 나의 이해에 나에 대한 너의 이해로 응답해 줘.

Posted by duun


 행복은 죽으라 뛰어 도달해야 하는 결승점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은 후에 느끼는 짧은 기쁨의 순간이 아니라, 바라는 것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과정에 행복이 있다는 걸 아는데, 아는데..! 

 그러니까 나는 대학원에 들어가는 것만이 행복이라 여길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과정에서 책을 읽고 논문을 보고 영어 공부하는 것을 지금 여기의 내 행복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아마 영어 공부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기는 좀 어렵겠지만). 지금 생각엔 대학원에 들어가기만 하면 행복이 나를 찾아와 짜잔 할 것 같지만, 대학원생이 된 나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기까지 행복을 유보할지도 모른다. 지금껏 수없이 그래 왔던 것처럼. 어쩌면 걱정과 불안의 종류만 바뀔 뿐, 나는 지금보다 덜 행복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내가 내 친구였으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너의 불안은 이해하지만, 지금의 자유를 마음껏 즐겨 봐.

 내면에 화가 많은 사람은 북을 치는 게 좋다고 어느 심리치료사가 말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드럼은 내게 안성맞춤인 악기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나는 어떤 '목표'를 위해 드럼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드럼을 치고 있는 순간이 내겐 행복이다. 가끔 메트로놈이 나를 덜 행복하게 하긴 하지만, 행복으로 향하는 모든 순간이 백 퍼센트 행복일 순 없으니 영어 공부 같은 것으로 이해해본다.



+) 행복 연구의 창시자인 Ed Diener와 아들 Robert Diener의 책, <Happiness>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이다. 디너 교수는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80퍼센트의 기쁨과 20퍼센트의 슬픔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삶의 필요성을 설명한다,고 감수 서은국 교수가 말한다. 지금 나의 20퍼센트의 슬픔은 영어와 메트로놈과 불안이 맡고 있다고 적용시킬, 순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설명하고 싶다, 지금 내 마음을.

++) 디너 교수가 어느 정도의 부정적 감정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영어 공부하기 싫다 같은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정서적 경험들이 인생에 있어 불가피하고 무엇보다 유용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이다. 두려움은 위험을 피하게 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죄책감은 우리가 도덕적인 판단을 하도록 안내한다. 부정적 감정은 우리의 생존과 사회적 기능에 유익하다.

+++) 그러니까 몸이나 마음이 힘든 상황에서 아픔을 느끼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아픈데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 우리는 상처를 치료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프고 소리 지르고 그리고 천천히 치료하자.

Posted by duun

 "나는 두려운 것이 없다.
고 말하고 나면 두려운 것이 없어진다.
 우리가 갖는 두려움의 실체는 결국은 타인의 판단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모든 판단과 평가가 내 안에만 있다면, 두려움 따윈 정복하고 살 수 있다."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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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2. 00:16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할 필요가 없는 말이 뭔지 알아가는 거 아닐까


아이가 말을 하는 기준은 말의 필요성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 떠오르는 말, 내키는 말이니까


근데 그렇게 돼서 얻는 게 뭐지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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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9. 15:21

울하다.
군데군데 즐거운 일들이 연하게 찾아와도
기본적으로 울하다.

지긋지긋한 이 무기력감. 아아.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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