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가슴 (MBC 2005년 4월 2일~2005년 5월 8일)
인정옥 작가는 어김없이 날 울렸다
나랑 울음 코드가 맞나봐
이번엔 특히 내가 정말 약한 부분, 엄마와 딸 ..
맞짱 뜰 수 없으니 도망치고 도망쳐 결국 자식들까지 포기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엄마
그 사람을 위해 오래전 포기한 딸을 찾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발걸음을 한 엄마
너무 큰 짐을 자신에게 지우고 떠나버린 엄마 대신 모든 걸 짊어져야 했던 언니
어린 동생에게 늘 엄마였으나 그 자리를 모두 채울 순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밉지만 또 가장 그리운 사람, 엄마
언니를 엄마로 여기고 자랐지만
'엄마'라고 한번만, 길가는 아무나 붙잡고 눈맞추고 불러보고 싶었던 동생
셋 다 절절히 슬펐다
그러고보니 네멋에서도 가장 많이 운 부분은 복수아부지 죽었을 때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서럽고 크게 울었었다
아일랜드에선 마지막 장면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서로의 아픈 상처, 어린 시절까지 보듬어 주는 마지막 장면
아무튼
떨리는 가슴에서 인상 깊었던 건
-트랜스젠더에 대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시선
-젊음이라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 (더 자유로워야겠다)
-내 애인의 이혼경력, 받아들일 수 있을까 - 경이라면 전혀 문제되지 않았겠다
-결혼 후 옛사랑의 추억을 마주치면 아아 난 흔들릴 수 밖에 없을거야
그리고,
-가끔은 자유롭고 싶어서 널 쓸쓸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의 손을 잡고 있을 수 있어서 좋다는 창완아저씨의 말
(나의 손이 위로가 되니, 너에게? 너도 괜찮아?)
그래 내가 늘 고민하던 문제에 대해
인정옥 작가는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인정옥 작가의 삶은 어떨지 참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