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 시킨 후
청소기 돌리고 다림질 하고
계란찜을 만들어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빨래를 개고 빨래를 널고
과일을 먹으며 컴퓨터로 할 일을 한 뒤
점심을 위해 쌀을 씻고 안쳤다.
밥 짓는 냄새가 구수하다.
예전에는 널려 있는 빨래들이
바깥 풍경을 방해하는 너저분한 거였는데
지금은 깨끗이 빨아진 내 집안일의 하나로
보면 마음이 개운해진다.
여전히 이 곳에서의 홀로 시간이
조금 외롭고 쓸쓸하긴 하나
이 집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오늘 또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했지만
어쩌면 나도 이 집에서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편안하게
주부의 일상을 살아보자.
그렇게 지내더라도 나는 엄마처럼 되지 않는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