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어학원에 안 가고 꾀를 부렸다. 쉬지 않고 꾸준히가 힘든 사람인가 생각했지만 그건 좀 슬프니 안 그렇다고 하기로 했다. 그냥 휴식이 좀 필요한 거라고. 그러면서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마음이 불편해서. 참 비효율적이다. 우는 어제 나를 포근히 안아주고 찜질방으로 갔다. 그래서 든 생각은 아니지만 그는 참 한결같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우는 지금 친구들과 놀고 있다. 친구들과 있을 때 연락하는 양과 질은 방금 생각한 한결같음의 예외인 것 같다. 그렇게 느끼는 건 내 주관적 인식의 문제인가 실제 객관적 사실의 문제인가. 

 다음 주에는 손쌤 뵙는 것 말고 친구 약속이 3개나 있다. 모두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뭔가 어영부영 노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번 주처럼. (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영부영이라는 게 문제) 손쌤께 보낼 메일을 쓰는 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잠깐 잊고 있었다. 나는 에너지가 부족하여 남들만큼 놀고 남들만큼 일하지 못한다는 걸 말이다. 잡시간을 줄여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뇌구조의 점처럼 매우 한편으로는 그런 생활방식이 (학창시절의) 날 더 약하게 만들진 않았나 싶기도 하다. 요새 생각하는 건 어느 상황에서든 미치도록 행복하거나 불행하지 않은 내 성격과, 어느 순간에는 날 믿고 내가 과거에 한 선택을 믿고 그저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여전히 나는 한 발 한 발 산을 오르지 않고 지도만 들여다보고 있다. 그것도 도중에 하산한 후. 날 믿고 움직이자 생각하면서도 예전 그 때처럼 이게 내 생각이 짧아 잘못된 선택이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불쑥 불쑥 고개를 든다.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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