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몽상
생기 없던 날들
duun
2009. 9. 9. 00:11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가 너무 가여워, 할 수만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은 그 시간.
그래 감정의 쓰나미에 속수무책 당하기도 했고
아예 감정이란 건 존재치 않는 듯 메마른 흙바닥에 이는 먼지바람 같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난 매일
허무하고어둡고우울하고답답한 지하 만km쯤 되는 동굴을 헤매었던 거 같은데
그 시기의 글을 보면 '내가 이렇게 정상적이었나' 하는 지하 1km쯤 되는 글들도 있긴 하다
마음의 어둠을 철저히 혼자 감내했던 그 시간.
많은 부침을 겪은 뒤 지금은 지하 0.1km쯤 있는 거 같지만
그때처럼 극적인 어둠이 또다시 온다면
실은 지금도 그때보다 낫게 대처할 자신이 없다
그때의 난 그리고 넌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왜 하필 그 시간에
각자
그렇게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된 걸까
숫자는 참 이쁜데, 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