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몽상

졸업식 단상

duun 2012. 2. 27. 14:56

졸업을 하고 일년 반이 지나
같은 모습으로 학교 앞 횡단보도에 서 있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졸업 후엔 내가 학교와는 동떨어진 사람이 될 것 같았으니까.

그러고 보면 2005년 이 자리에 있던 대학 새내기인 나와
2012년 지금의 내가
본질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겼다고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과 2019년도 동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건데,
2019년이라.. 서른셋이라..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반드시 올 서른셋이라는 시간에도
지금과 같은 본질을 갖고 살고 있을 생각을 하니
어쩐지 별로였다. 미래의 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그 생각은 즉, 지금의 내가 맘에 안 든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저 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발전이 없는 미래를 상상했기 때문에 슬펐던 걸까?

본질과 변화.
사람의 본질은 변할 수 있는 걸까?
늘 발전하는 나를 꿈꾸는 내가 좀 더 나아지고 싶은 부분이 나의 본질일까? (그렇다면 힘든데)
내가 바꾸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은 정확히 어떤 걸까? 그 모습은 나의 본질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과연 서른셋의 나는 이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2019년에도 힘내라, 주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