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그립기도 하지만

나의 일상을 늘 그와 함께 나누는 일이 퍽 즐겁습니다.


어제는 결혼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1년 전 지금 무얼 하고 있었는지 상기하며 웃었고 

나는 그에게 우리의 결혼과 1년 간의 결혼생활에 대해 나누자고 했습니다.

내가 결혼했구나를 가장 실감했던 순간에 대해 얘기했고

그에겐 짧았고 나에겐 길었던 1년을 되돌아봤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공동생활에는 크고 작은 규칙들이 만들어졌는데

며칠 전에 새롭게 추가한 규칙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 동안 따로 또 같이 산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로 또 같이란 함께 나가서 산책하되 조금 떨어져서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1년을 지나는 시점에서 만든 규칙으로서 상징성이 있지요.


지금의 마음으로는 우리의 관계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한계나 단점은 있지만 관계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서로 잘 보듬어주고 스스로 나아질 수 있도록 돕는 정도가 최선이겠지요.

또 다른 1년 뒤, 2년 뒤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이 글을 보며 어떤 마음일지 궁금합니다.


참, 우리의 결혼기념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1년 동안 열심히 쓴 집을 깨끗이 청소해줄 청소요정을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운 좋게 무료로 요정님이 오셨습니다.

지난 번 크리스마스 선물인 카메라도 그렇고

우리 둘이 우리 둘에게 주는 선물은 무척이나 값집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기쁜 선물이니까요.




Posted by du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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